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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달라는 엄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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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우리에게 잘해주셨고, 인품도 좋으시지만 밭농작물 도매 사업을 크게하셨는데, 하는 것 마다 망하고 빚지고를 반복해서 결국 우리집은 파산하기에 이르렀다. 각자 부모님 경제지원에 힘들어만 하다가 서로 모여서 빚에 관한것들 모아보니 약 7억이 되더라. 부모님 말씀도 못하시고 속으로만 끙끙 앓으셨다. 결국 파산신청을 했고 엄마는 죽지 못해 살으셨다. 나도 회생신청을 하고 버는 족족 빚을 갚으며 살았다. 그때 경제적으로 절약정신이 몸에 베이긴했다.. 하지만 또래들 다 누리는 젊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항상 전전긍긍하며 살았다.

 

나는 내게 주어진 빚을 5년간 모두 갚았다. 그래도 부모님이 우릴 위해 고생하신 것 알기에 원망하는 마음은 없었다. 다 갚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회생이 면책된지 약 3년정도 되는것 같다. 여전히 은행 대출등에는 제약이 있다. 

부모님이 파산했다고 해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것은 아니었다. 엄마는 먹고 살아야해서 꾸준히 밭을 사시곤 하다가 또 안되면 내게 돈을 빌리셨다. 그 액수가 작아진 것 뿐 이다.

 

나도 더 이상 젊지 않고 언제까지나 엄마를 지원할 수 없다고 설득했다. 그 이후로는 소액만 빌리신다. 안부 전화 차 전화드렸다. 언니네가 오늘 들리기로 해서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전화하고 싶었다. 코로나로 설에 찾아뵙지 못해서 형제들이 한주 걸러 한명씩 가고 있었다. 엄마가 10만원만 빌려 달라하신다. 전엔 맡겨놓은 돈 찾듯 본론부터 말씀하셨는데 이번엔 여러 번 망설이시더라. 거의 다섯 번은 뜸을 들이셔서 엄마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접었다 하셔야하니 나도 마음이 안좋았다.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것 같았지만  왜그러냐고 물었고 엄만 언니네 애들 새뱃돈을 주어야 할 것 같다고 10만원을 빌려달라신다.

 

....................가장 힘빠지는 말이다. 지금 이렇게 소액 조차 빌려야할 정도면 앞으론 어떨까. 내가 더 독하게 살아야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든다. 마침 월말이라 월급고개 생활을 하고 있던 내게 12만원 정도가 있었지만 엄마 손주용돈까지 내가 척척 빌려드리면.. 습관이 될 것 같아서.. 생존에 급하지 않은 돈은 순순히 빌려주지 않으려 5만원밖에 없다고 했다.  엄마 또한 당장 있지도 않은 10만원을 갚으려면 또 부담일 것이고 나도 그돈 다 빌려드리면 부담이니 딱 반절만 주니 서로 넘 부담이 없다. 새언니에게 서운한것 털어놓으며 남의식구 역시 다르다고. 쌀을 허락도 없이 그냥 퍼간다고 한다. 파김치 다듬기도 힘든데 친정오빠 김치 한통을 아무렇지 않게 챙겨달라하고. 엄마로선  엄마가 가난해서 왠지 무시하는것 같다고 하신다. 어떻게 보면 자식들에게 용돈 주는게 엄마에겐 위신이 서고 자신이 무너지지 않는 일일 수 있겠다 생각도 든다.

그래. 생존에 관련된건 아니래두 체면 깍이는 것 보다야 요구하신 것 반이라도 드리자. 그럼 나 쓸돈도 있구. 엄마도 한단에 2000원 하는 작물내서 10만원 채우려면 50단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부모님께 빌려드린 돈 안받는게 맞지만 돈의 소중함을 알게하기 위해서 빌려드리는 것으로 하고 받고 있다. 소액은 빌려주는 쪽이나 갚는 쪽이나 부담없다. 

엄마가 돈빌리면 소액이어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 그래도 새뱃돈 정도를 빌리나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제 40대가 된나는 부모님이 확연히 늙어가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마디로, 그렇게 돈을 빌리시는 날조차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이들면 거절하기가 참 힘들다. 나이들면서 친구나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면서, 내게 돈을 빌리는 엄마라도 있어서 참 다행이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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