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 봄이 자동이체 되다
홀로 사는 프리랜서에게 외부로 나가는 일정은 매우 중요하다. 나가서야만이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라이프스타일이다. 집에서 백날 재미있는 예능을 보거나 책을 보거나 해봐야 머리가 더 아프다. 바깥 바람과 살랑거리는 나무,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표정을 보고와야만이 무언가 살아갈 힘이 채워진다.
오늘의 목적지는 창신동. 창신동 골목시장에 접어들어 무작정 걷는다. 소소한 볼 거리가 많은 골목시장
골목시장을 지나서 산마루 놀이터 방향 오르막길을 가다보면 창작소 골목이 보인다. 작년에도 이런 일정을 자주 다녔는데 확실히 컨디션이 다르다. 다리 힘이며 걸을 수 있는 보행 수등 확실히 더 약해진 느낌이다. 나이를 먹어서일까 아니면 코로나 때문일까.
처음 보는데도 살랑거리며 주인인 듯 쫓아오는 강아지, 높은 경관에서 우연히 보는 마을 풍경, 택배 업무에 정신없는 아저씨에게 우리집 물건 없는지 물어보시는 아주머니. 월세 방 목록을 손글씨로 빼곡히 적어놓은 부동산 등 참 새롭고 신선하다.
온도와 컨디션의 엄청난 반전이다. 간간히 찬바람이 불긴 하지만 2월 말에 접어들면서 따뜻한 햇빛이 수시로 비친다. 연초부터 쓸데없는 고민과 컨디션 난조, 괜시리 처량한 생각들은 햇빛을 받자 마자, 봄이 나에게 자동이체 되자 마자, 바로 그 순간, 급작스럽게,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나, 얼마든지 새로운 구상을 할 수 있는 나, 수많은 고민들은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느 나로 바뀌었다. 별도의 요청도 없었는데 어쩜 그렇게 순식간에 모든 감정 상태가 바뀔 수 있을까? 마치 그래야지만 되는 것 처럼..
이번엔 햇빛으로 확실한 기분 전환을 하고 왔다. 오는 길에 과일도 많이 사와서 부족한 컨디션도 채웠다.
모든 것 자유롭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